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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칸 드림 세네갈, 장 둔(5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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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김용구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2,324회 작성일 2002-04-15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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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칸 드림<6>세네갈(3)한인 문구-사진점 전세계 유명브랜드 앞지른 '메이드 인 코리아'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는 비교적 규모가 큰 가발업체 외에는 사진관 8곳을 비롯해 어구(漁具) 판매점, 수산회사, 문구점, 식당 등의 한인업체들이 있다. 이 가운데 '셰 모나미'(Chez Monami: '내 친구 집'의 뜻)라는 대형 문구점은 아프리카에 진출한 한인업체치고는 무척 이색적이다. 한국에서 가져온 볼펜 지우개 잉크 노트 수첩 물감 서류파일 등으로 세네갈 곳곳에까지 시장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큰 돈을 만지기는 어렵게 보이는 문구류 사업인데도 12년간 차근차근 기반을 다지다 보니 이제 연간 매출이 4억 세파프랑(약 7억원)에 이른다. '셰 모나미'는 다카르 시내의 정부청사 등 관공서와 사립학교 곳곳에 문구를 납품한다. 생 루이와 카울락 등 주요 지방 도시에도 도매로 공급한다. 다카르 시내 사람들은 이 문구점을 모르는 이가 별로 없다. "흑인이나 여기 와 있는 프랑스 사람들도 물건을 써보면 질이 좋다고 계속 사갑니다." '셰 모나미'의 주인 장둔(46)씨는 한국의 문구류가 프랑스 제품과 경쟁해도 밀리지 않는다고 뿌듯해한다. 요 몇년새 성장가도를 달려왔지만 장씨의 문구사업이 처음부터 잘 나간 것은 아니었다. 1990년대 초만 해도 한국산은 낯선 브랜드였다. 유명 브랜드만 즐겨 찾는 세네갈 사람들은 문구점에 오면 으레 '스타빌로(Stabilo)' 마커를 찾고 '레이놀즈(Reynolds)'나 빅(Bic) 볼펜, 심지어는 지우개도 슈타들러(Stadeler), 잉크는 펠리컨(Pelican)을 찾곤 했다. '단기간에 큰 돈 벌 욕심은 버리자, 멀리 보고 질좋은 제품으로 승부를 걸자'고 생각한 장씨는 다른 수입상이나 문구점들과 차별화에 나섰다. 외국 문구류와 함께 한국산을 '소량 다품종'식으로 수입해 가게에 진열한 것이다. 모나미 필기구와 신나라 물감, 양지사 수첩 등등. 유명 브랜드를 찾는 이들에게 그는 한국산을 권하곤 했다. 괜찮은 것이니 한번 써보라고. 처음엔 망설이던 흑인들도 한국물건을 사 쓰는 이가 늘어갔다. 그림 물감의 경우 제품의 질에 민감한 프랑스 화가들도 한국산을 써본 뒤로는 괜찮다며 계속 사갔다. 문구점을 연 지 3∼4년만에 장씨는 탄탄한 흑자 기반 위에 올랐다. 장씨가 아프리카를 꿈꾸게 된 것은 LG상사 등 무역회사에서 일하면서였다.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답답한 생활을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나 미국쪽은 내키지 않았다. 똑똑한 사람, 잘 나가는 한국 사람이 너무 많아 보였고, 바쁘고 꽉 짜인 생활방식도 탐탁치 않았기 때문이다."차라리 아프리카가 훨씬 유망해 보였습니다. 서부아프리카 여러 곳을 살피다가 세네갈을 택했습니다. 살육전이나 인종차별 종교분쟁이 없고 풍토병도 없다는 게 마음에 들었습니다. 프랑스 정규학교가 운영돼 교육여건도 좋은 편입니다." 그가 세네갈에 온 것은 1989년. 아들 이름을 딴 섬유 수출 회사 '근우물산'을 차린 뒤 현지 시장개척에 나선 것이다. 19개월 된 아들을 안고 부인 이은희(李銀姬)씨도 함께 왔다. 초창기 몇년은 악전고투였다. 이곳 공용어인 프랑스어에 익숙하지 못해 의사소통에도 어려움이 컸다. 문방구와 함께 벌인 직물 사업은 값싼 중국제품에 밀려 고전했다. 게다가 물건 값까지 떼여 손실이 2억원대에 이르렀다. "막막했습니다. 한국의 친지들도 밀어주고 공들인 사업인데 2년만에 빈털터리가 됐으니까요." 밤이면 억장이 무너져 잠을 못이루었다. 마음을 추스르려고 한동안 미친 듯 테니스만 치기도 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던가. 서울을 떠나올 때 "어려우면 연락하라"던 친구에게 도움을 청했더니 선뜻 4000만원을 빌려줬다. 차용증도 없이. 이 돈으로 장씨는 밀린 직원 임금을 해결하고 무역회사를 정리했다. "다시 일어서기까지는 우리 나라 문구 업체 덕을 많이 보았죠. 딴데 곁눈질하지 않고 한 우물을 파는 이런 중견 업체가 더욱 많아지면 참 좋겠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이라도 세계에 내놓을 만한 게 많으면 그 기업은 물론 외국에 나와 있는 한인들도 기반닦기가 훨씬 수월하다. 장씨로서는 절절이 체험한 사실이다. 장씨는 한글로 표기된 모나미 볼펜에 영문을 표기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고 유럽에서 유행하는 서류파일 모델 등을 수집해 한국 업체에 생산을 요청하기도 했다. 값싸고 질 좋은 한국 물건들. 장씨는 요즘 자신의 사업의 기반이 된 이런 제품을 세네갈 구석구석에까지 보급하는 보람을 키워가고 있다. 세계일보/차준영기자 jycha@sg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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