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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陸軍 現役 大將 夫婦 vs.스페인 돈 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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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 댓글 0건 조회 3,190회 작성일 2017-08-0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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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의 軍] 21세기에도 살아남은 돈키호테의 흔적 '공.관.병'

박수찬 입력 2017.08.05. 11:02 댓글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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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대문호 세르반테스의 대표작 <돈키호테>에는 상반된 성격을 지닌 두 주인공이 등장한다. 밤낮으로 기사도 이야기를 탐독한 나머지 정신이 이상해져 자신이 중세기사라고 생각하는 돈키호테와 그의 시종이 된 농부 산초 판사다. 돈키호테는 기사로 자처하며 온갖 사건을 만들어내고, 시종인 산초 판사는 주인을 잘못 만난 대가를 톡톡히 치르며 돈키호테의 몽상이 현실세계와 충돌해 발생하는 수많은 시련과 실패를 맛본다.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잇따른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국방부는 곤혹스런 처지에 놓여있다.
중세시대를 거쳐 문학작품에서 유머와 풍자의 대상으로 소비됐던 기사와 시종의 관계는 신분제도가 철폐되고 자본에 의한 노동력 동원이 중시되는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차츰 사라져갔다. 억만장자나 귀족들이 집사나 가사 도우미를 두기도 했지만 엄밀히 구분하면 고용-피고용의 관계였다. 하지만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기사와 시종의 관계가 사라지지 않은 곳이 있으니, 바로 한국군에서의 장군과 공관병(당번병)이다. 최근 군인권센터가 육군 제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 부부의 공관병에 대한 ‘갑질’ 의혹 중 상당수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비난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 기회에 시대에 맞지 않은 공관병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라 지키러 입대한 병사에게 갑질을 했다”

육군사관학교 37기인 2작전사령관 박찬주 대장은 오래 전부터 군 안팎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었다.

김관진(육사 28기), 김태영(육사 29기) 전 국방부장관으로 대표되는 육군 내 독일 육사 유학파로 명석한 두뇌에 기갑병과 출신다운 강한 업무 추진력을 갖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담당하는 전작권 전환 추진단을 이끌기도 했다. 이상희 국방부장관 시절 장관 군사보좌관을 지냈고 군단장을 거쳐 2015년 대장으로 진급, 2작전사령관에 취임했다. 전작권 전환 업무를 담당했었던 경력 때문에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차기 합참의장 후보로도 거론됐다. 하지만 임기 만료를 앞둔 올해 8월, 군인권센터가 박 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의혹을 폭로하면서 군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하는 형사 피의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육군 대장이자 육군 서열 3위인 박찬주 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장군 인사를 앞둔 군은 어수선한 분위기다.
지난 1일 송영무 국방부장관 지시로 국방부는 감사관실 감사관 등 5명이 박 대장의 공관에 근무 중인 병사 4명과 전역 병사 2명, 운전부사관, 육군참모차장 재직시 부관 등 10명을 대상으로 4일까지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군인권센터의 폭로 가운데 공관병에게 손목시계형 호출벨 채우기, 골프공 줍기, 텃밭가꾸기, 뜨거운 떡국의 떡을 손으로 떼어내기는 사실로 확인됐다.

박 대장은 7군단장 시절 사용하던 손목시계형 호출벨을 육군참모차장에 임명된 직후 차장 공관으로 가져가 사용했다. 박 대장은 2작전사령관 공관에서는 전화기로 공관병을 호출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박 대장의 공관에서 근무했던 A씨는 박 대장 부부의 갑질 의혹을 폭로한 군인권센터를 통해 4일 모처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출벨에 대해 “24시간 차고 있어야 했다. 벨을 눌러서 바로 오지 않으면 난리가 났다”며 호출벨을 차지 않으면 영창을 보낼 수 있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공관 조리병이 요리할 때 조리병의 부모를 언급하며 모욕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박 대장 아내와 공관병들의 진술이 엇갈렸다. 사령관 아들의 옷을 세탁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아내의 진술과 달리 공관병들은 3∼4일에 걸쳐 아들의 옷을 빨았다고 말했다. 국방부 감사관실은 여러 명의 병사의 일관되게 진술하는 점을 감안해 이를 사실로 판단했다.

박찬주 사령관 공관병이었던 제보자 A씨가 4일 오전 언론에 제보하게 된 심경을 밝히고 있다. 공동취재사진단
◆‘병사=시종’ 시각 사라지지 않으면 언제든 재발

박 대장 부부의 갑질 의혹이 터져나오자 국방부와 육군은 감사와 군 검찰 수사, 공관병 운용실태 조사 등 후속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군 서열 3위인 박 대장에 대한 징계조차 박 대장의 상관 3명 이상이 있어야 징계위원회를 열 수 있다는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군 검찰에 수사의뢰를 하는 등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박 대장이 조만간 있을 군 대장급 인사에서 교체돼 전역할 경우 민간인이 되는 박 대장을 상대로 군 검찰이 수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군 당국의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낮아지지 않는 이유다.

군 당국의 일벌백계는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병사를 마음대로 다룰 수 있는 시종처럼 생각하는 시각을 바꾸지 않는 한 해결은 불가능하다.

공관병(당번병)의 역사적 유래는 기사의 시중을 들던 시종에서 찾을 수 있다. 기사의 무기와 말을 관리하고 기사가 전투에 전념할 수 있도록 생활을 돌보는 일이 시종의 업무였다.
공관병이나 당번병, 운전병 등 장군들에게 제공되는 병사의 유래는 고대, 중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전기나 스마트폰이 없던 고대, 장군들이 전투에서 군대를 지휘할 때 각 부대에 명령을 전달하거나 예하 지휘관들의 보고를 취합해 장군에게 제공하는 전령(傳令)이 옆에 있었다. 이같은 형태는 기사가 전장의 핵심으로 등장한 중세에서 기사의 갑옷과 말, 무기를 관리하는 시종(侍從)으로 변화한다. 기사 1명이 출전하면 수 명의 시종이 기사와 함께 움직이며 기사의 수발을 들었다. 무기가 발달하면서 전쟁의 양상이 복잡해지자 장군의 시중을 드는 병사와 작전적 측면에서 장군을 지원하는 부관, 참모로 나뉘게 된다. 부관과 참모는 현대 전쟁에서도 여전히 그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장군 시중을 드는 병사의 존재는 희미해진 지 오래다.

그런데 한국군에서는 공관병과 당번병, 운전병 등 시종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형태의 병사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민간 사회는 6월 항쟁과 촛불혁명을 거치면서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고 있지만, 군대는 병사들을 ‘값싸게 부려먹을 수 있는 존재’ ‘시키면 뭐든 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중세시대와 구(舊)일본군의 문화에 젖은 채 병사들의 ‘애국페이’에 안주하다 지휘관의 병사에 대한 갑질 논란에 허둥대고 있다.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병사에 대한 군의 인식은 우리 군의 병영문화와 전투력 발전을 저해하는 결정적인 요인이다. 병사들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군 간부가 병사들에게 합리적인 태도를 보여줄 리 없다. “까라면 까”라며 병사들에게 부조리한 명령을 강압적으로 내리고, 소통을 하지 않으며, 인격을 무시하는 언행을 수시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 이것이 바로 군 내 가혹행위다. 전투력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부대 간부들의 사적 업무에 동원되는 병사들이 간부들을 어떻게 인식할까. 간부가 병사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시만 내리고 병사들은 그런 간부들에게 불만을 품고 진심으로 복종하지 않으면 간부와 병사 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긴다. 간부와 병사가 서로 유리된 군대가 유사시 제대로 싸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군복무중인 병사들은 수십년전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병사들과 다르다.
2017년 현재, 군에서 복무중인 병사들은 1953년 휴전협정 체결 당시 복무하던 병사들과 다르다. 과거에는 사관학교를 졸업한 장교들이 교육수준이 낮은 병사들을 권위주의적으로 다룰 수 있었고, 청년들이 많다보니 병사들을 많이 입대시킬 수 있는 환경에서 지휘관들의 사적인 영역을 병사들에게 떠넘기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반면 현재 군에 복무중인 병사들은 간부들과 비교할 때 학력 등 스펙에서 차이가 거의 없다. 장교와 장군들 못지 않게 배울 만큼 배웠고, 자신의 가치를 명확하게 인식하며, 상관의 명령이 불합리한 것인지 아닌지를 바로 알아차린다. 그런데 일부 군 간부들은 시대의 변화를 도외시한 채 옛날 방식으로 병사들을 다룬다. 병사들은 바뀌었는데 병사를 대하는 인식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이것이 바로 박 대장 부부 갑질 의혹을 만든 근본적인 원인이다.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을지연습 준비보고회의에서 송영무 국방부장관(왼쪽)이 이순진 합참의장(가운데),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오른쪽)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같은 변화를 군 당국이 심각하게 받아들였다면 육군 서열 3위의 장군이 형사 피의자로 전락하는 불명예는 막을 수 있었다. 그러나 군 당국은 2015년 상반기 최차규 당시 공군참모총장과 가족들이 공관병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폭로로 논란이 발생했을 때 이렇다할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외면해버렸다. 결국 지난달 육군 39사단장 문모 소장이 공관병을 사적으로 동원하고 폭행했다는 등의 내용이 폭로되면서 해당 사단장이 보직해임되고 박 대장이 비슷한 문제로 형사 피의자가 된 후에야 국방부가 후속조치에 나섰지만 문제는 이미 터질대로 터진 뒤였다.

박 대장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의혹 논란은 군의 명예에 상처를 입히는 위기이지만 시대에 맞지 않은 병사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으면서 고대의 유물격인 공관병을 폐지하고 국방마트(PX)병, 테니스병 등 전투와 무관한 분야의 병사들을 일선부대로 돌려보낼 기회이기도 하다. 공관병과 운전병, 조리병, 테니스병 등 장군들의 생활을 돕는 병사들을 일선으로 돌려보내려면 군의 수뇌부인 장군들이 스스로 ‘특권 내려놓기’를 하면서 국방개혁의 시동을 걸어야 가능하다. 과연 장군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배가 부르다고 느끼면 방심을 하게 되고, 방심은 돌이킬 수 없는 화(禍)를 부른다”는 말을 잊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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