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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세먼지-大토론회 vs. 충남 보령화력발전소 문제는?]

작성일 17-05-28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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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53 한준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조회 3,38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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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 70개 넓이 땅에… 미세먼지 내뿜는 석탄 방치

       

보령시 석탄화력발전소 가보니

연료로 쓰는 석탄 하루 4만t

바람에 비산먼지 날려도 무방비

"창틀 닦아도 저녁이면 새까매져

배추 뽑으면 속에서 석탄가루"

미세먼지 대책, 설비 개선에 초점

야적장 유해물질은 파악도 안돼

조선일보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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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오전 충남 보령시 오천면에 있는 보령 석탄화력발전소. 가까이 가니 150m 높이 굴뚝이 솟은 발전기 인근에 7~8m 높이 거대한 검은색 언덕이 나타났다. 이 언덕은 발전 연료로 쓰기 위해 호주·캐나다 등에서 수입한 유연탄 옥외 저탄장. 축구장 70개를 합한 49만6000㎡ 면적에 유연탄이 가득 쌓여 있었다.

육안으로는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없었고, 구글 위성사진을 통해서야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 발전소 내 부두에 정박한 화물선 2척에서 호주산 유연탄이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 야적장 위로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발전소 측에 따르면 하루 연료로 태우는 석탄은 4만t. 야적장엔 15일치(60만t)가 쌓여 있다. 이곳에선 다음 달 일시 가동 중단 예정인 노후 석탄발전기(1·2호기)를 포함, 석탄발전기 8기가 돌아가고 있다.

문제는 이 석탄 위에는 아무런 덮개가 씌워져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야적장 주변에 20m 높이 담이 둘려 있지만 공중에서 부는 바람이 석탄가루 등 비산(飛散) 먼지를 주변으로 날리고 있었다.


발전소 관계자는 "석탄가루가 날리는 걸 막기 위해 보통 1시간에 한 차례씩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리고 있다"고 해명했지만 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석탄 야적장에서 날아오는 먼지 가루 때문에 방문도 제대로 못 연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정부가 최근 미세 먼지 감축 대책으로 석탄화력발전소 일시 가동 중단과 발전기에 미세 먼지 저감 장치를 다는 등 설비 개선에 나섰지만 전국 대부분 석탄화력발전소마다 있는 석탄 야적장은 사실상 관심 밖이다. 비산 먼지가 얼마나 나오는지 주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정확한 실태 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53기 발전소 석탄 야외 공간에 쌓아둬

보령 화력발전소에서 직선거리로 1㎞쯤 떨어진 보령시 주교면 고정리에서 빨래를 밖에 널어놓은 집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주민 최기운(82)씨는 "빨래는 밖에 널면 발전소에서 날아오는 먼지 때문에 까매지기 때문에 집 안에 넌다"고 말했다.

나순정(76)씨는 "비가 한번 오고 나면 발전소에서 날아와 지붕에 쌓였던 석탄가루가 씻겨 내려 까만색 물이 흘러내린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72)씨는 집 창틀에 쌓인 먼지를 가리키며 "아침에 닦았는데도 저렇게 새까맣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배추를 뽑으면 하얀 배추 속에서 검은색 석탄가루가 묻어난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에서 가동하고 있는 석탄화력발전소는 59기. 가동 후 30년이 넘은 10개 석탄화력발전기를 포함한 53기는 보령처럼 야외 석탄 저장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당진 9호기 등 지난해부터 가동에 들어간 신규 발전기 6기에만 실내 저탄(貯炭) 건물을 지었다. 가동 중인 발전소 90%는 수십 년 동안 야외에 석탄을 쌓아두고 있는 것이다. 당진·태안·삼천포 등 다른 지역 석탄발전소에 있는 야적장도 면적이 보령처럼 축구장 수십 개를 합해 놓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석탄발전소 야적장에 쌓여 있는 석탄은 360만t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석탄 야적장 비산 먼지 대책 빠져

석탄 야적장에서 발생하는 비산 먼지에 대해 실태 조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석탄을 내리고 쌓을 때 발생하는 비산 먼지 정도만 집계하는 정도. 설비 용량(6040㎿)이 국내 화력발전소 중 최대인 당진 화력발전소는 석탄 하역·야적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산 먼지가 연 865㎏인데 이를 토대로 충남연구원이 추산한 야적장에서 나오는 비산 먼지 양은 그 62배인 5만4208㎏에 달했다.

석탄이 그대로 야외에 쌓여 있다 보니 자칫 대규모 화재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2015년 11월 당진 화력발전소 야적장에서 불이 나면서 인근 주민들이 1주일 넘게 가스·악취로 고통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럼에도 정부와 발전 공기업 석탄발전소 미세 먼지 대책은 주로 발전기 설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야적장 대책 마련은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발전기를 돌릴 때 나오는 미세 먼지를 잡는 게 더 급하다"면서 "석탄 야적장 미세 먼지까지 동시에 해결하려면 재원·인력 등 여건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는 "석탄 야적장에서 발생하는 비산 먼지가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일 텐데 실태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보령=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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