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忠淸道-^^한화 이글스 프로야구 팬은 필독-팬心은 당연 1위-이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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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경기 져도 '나~는 행복합니다' 떼창 보살 팬들 "내일은 이기겠지유~"

[중앙일보] 입력 2014.08.23 01:29 / 수정 2014.08.23 01:40

야구 꼴찌 한화 팬심은 1등
"인내·자비의 마음으로 계속 응원"
가수 김경록 부처 탈 쓰고 나와 화제

꼴찌팀을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한화 팬들은 보살로 불린다. 대전 경기엔 평균 7500명이 넘는 ‘보살팬’이 모인다. [사진 한화 이글스]

부처 탈을 쓰고 한화를 응원하는 가수 김경록. [사진 한화 이글스]
“나~는 행복합니다. 나~는 행복합니다. 이글스라 행복합니다.”

 대전 한밭야구장에서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팬들의 힘찬 응원가를 들을 수 있다.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는 그들을 보고 처음엔 실소가 나왔다. 한화는 지는 날이 더 많고, 경기력도 떨어진다. 올해도 꼴찌다. 그런데 한화 팬들은 뭐가 행복하다는 걸까. 진짜로 행복해서 가수 윤항기의 ‘나는 행복합니다’를 개사한 응원가를 부르는 걸까.

 지난 12일 대전 경기. 이번 시즌 두 번째 4연승을 눈앞에 두고 있던 한화는 동점으로 가다가 9회 초 두산 양의지(27)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9-11로 졌다. 그런데도 관중석에선 “나~는 행복합니다” 노랫소리가 흘러넘쳤다. 대학생 최선호(24)씨는 “한화 경기가 그렇죠 뭐. 그래도 재밌는 경기였어요”라며 밝게 웃었다. 다 이긴 경기를 놓쳐 속상할 만도 한데 한화 팬들은 “내일은 이기겠지. 내일 또 오자”라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두산 팬들이 선수단 버스 앞에서 북 치며 환호하자 몇몇 한화 팬들은 같이 박수를 쳐주기도 했다.

 한화 팬들은 죽어라 응원한다. 이기면 좋고, 져도 괜찮다. 승패를 초탈한 듯한 그들을 두고 다른 야구 팬들은 ‘보살’이라고 부른다. 한화의 열성팬인 가수 V.O.S의 김경록(31)은 지난해 4월 19일 한화-두산의 잠실 경기에서 부처 탈을 쓰고 응원해 화제가 됐다. 참고, 기다리고, 다시 희망을 갖는 것. 이른바 보살 같은 응원이 그들의 정체성이 된 것이다.

 김경록은 “부처 탈을 구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죄다 뒤졌다. 사 놓고도 쓸까 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한화가 10점 차 이상 지고 있어서 분위기를 띄우자는 생각으로 썼다”며 “야구 못 한다고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의미로 쓴 게 아니다. 인내와 자비의 마음으로 계속 응원한다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이후 한화 팬들 얼굴에 부처를 합성한 사진이 인터넷을 달궜고, 목탁을 들고 스님 흉내를 내는 이들도 등장했다.

 한화는 2009년 최하위로 처진 뒤 2011년(7위)을 제외하곤 순위표 맨 아래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원래 그런 팀은 아니었다. 1986년 창단했을 때도 꼴찌가 아니었다. 장종훈(46)·송진우(48)·구대성(45)·정민철(42) 등 전설적인 스타들이 뛰었던 곳이다. 9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2005년부터 3년 연속 4강에 올랐다. 김태균(32)과 류현진(27·LA 다저스)이 활약했고, 메이저리거 박찬호(41)도 2012년 한화에 입단해 은퇴했을 만큼 스타도 많았다.

 하지만 성적이 좋을 때도 속은 곪아가고 있었다. 선수 선발과 육성에 소홀했고, 2군 경기장도 없었다. 2009년 이후엔 ‘국민 감독’ 김인식(67) 감독도, ‘야왕’ 한대화(54) 감독도, ‘우승 청부사’ 김응용(73) 감독도 한화를 구원하지 못했다. 심지어 류현진도 한화를 떠나기 전 시즌(2012년) 타선·수비·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해 9승(9패)에 그쳤다.

한화를 응원하고 있는 미국인 루크 호글랜드(오른쪽). 위 작은 사진은 ‘보살팬’ 응원도구가 된 목탁.
 
그래도 한화 팬들은 행복하단다. 한화 팬클럽 회장인 이영준(31)씨는 “LG·KIA·롯데 팬들은 응원하는 팀 성적이 너무 나쁘다 싶으면 감독 앞을 막고 청문회를 벌이기도 한다. 사실 우리도 그런 계획을 짠 적이 있다. 일부 팬들이 감독 사퇴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자고 했는데 막상 10명도 모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헤어졌다”고 말했다. 그나마 시위를 생각했던 몇 명도 마음이 누그러졌다. 이씨는 “야구 못하면 우리도 속상하지만 감독님은 물론 선수들, 프런트가 얼마나 힘들겠는가. 시위 계획을 접고 승리하게 해 달라고 고사를 지냈다”고 말했다.

 미국인 루크 호글랜드(29)는 요즘 팬들 사이에서 유명 인사다. 풍성한 턱수염이 인상적인 그는 한화 홈경기에는 빠지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에서 와 대전 대성고에서 해외유학반 영어강사를 하고 있는 그는 야구만큼이나 한화 팬들에 흠뻑 빠졌다. 호글랜드는 “2009년 처음으로 한밭야구장에 갔다. 지고 있는데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한화 팬들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 다른 야구장에도 다 가봤지만 이런 팬들이 없다. 한화 팬들은 의리가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충청도 사람 특유의 기질이 한화의 팬문화를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충청도 양반’들은 체면을 중시해 나쁜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화 홈경기 가족 시즌권(450만원)을 구입한 정종례(47)씨는 “어이없이 지는 날에는 순간적으로 화도 난다. 그러나 어쩌다 한 번 이기면 그 기쁨이 정말 커서 화 났던 것을 다 잊어버린다”며 “난 대전 토박이다. 한화가 졌다고 불같이 화를 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영준씨는 “나쁘게 보면 바보 같다고 할 수도 있겠다. 다른 팬들은 감독 청문회까지 열 정도로 열정이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건 한화 특유의 응원문화”라고 했다.

 한화의 야구 스타일이 팬들을 환호하게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른바 ‘마약 야구’다. 올 시즌 한화는 역전승 23차례, 역전패 28차례를 기록했다. 지는 날이 더 많지만 끝까지 치고받는 게 한화의 매력이다. 그래서 한 번 이기고 두 번 져도 재미있는 것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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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화 경기의 평균 관중은 7500여 명이다. 지난해보다 16% 이상 늘었다. 홈경기 매진은 다섯 차례나 됐다. 대학생 정소연(20)씨는 “선수들이 최선을 다한다. 경기를 끝까지 재밌게 하기 때문에 응원을 그만둘 수 없다”면서 “결국 지는 날이 많지만 난 적응이 돼 괜찮다. 다만 주위 사람들에게 한화를 응원하라고 ‘전도’는 못 하겠다. 익숙해지기 전까지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웃었다.

 한화 응원단장 홍창화(34)씨는 “한화가 우승할 때까지 결혼을 미루겠다고 팬들과 약속했다가 (당분간 우승은 힘들 것 같아) 4강 진출로 공약을 수정했다”며 “부모님은 (내가 장가 못 갈까봐) 응원단장을 그만두라고 하시는데, 나도 한화 팬이다. 한화 야구에서 헤어날 수가 없다”고 했다.

 서울 팀 두산·LG, 부산 팀 롯데는 연간 100만 관중 정도를 끌어 모은다. 그들의 응원은 요란하고 화끈하다. 그러나 팀이 장기침체에 빠지면 팬들의 발걸음이 확연히 줄어든다. 빅마켓 팀들과 달리 충청·대전 팬들은 많아야 연간 50만 명을 넘기 어렵다. 대신 그들은 의리를 잃지 않고 꼴찌 팀을 응원하고 기다린다.

 한화 팬들이 자주 듣는 질문. “만날 지는데 왜 응원하느냐?” 한화 팬들의 대답. “만날 지니까 본다. 내일은 이길 거니까.” 한화 팬들은 우승도, 4강 진출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한 번 이겨주면 좋다. 아니 1점만 내도 행복하다.

 김경록은 “부처 탈을 쓴 날 한화가 영봉패를 당할 뻔했는데 8회에 1점을 냈다. 그래서 1-15로 졌는데 단 1점 덕분에 팬들 모두가 무척 기뻐했다. 마치 우리가 이긴 것 같았다. 그게 바로 응원하는 행복”이라며 웃었다.

 팬들을 만나 많은 설명을 들었는데도 찜찜함이 남는다. 아무리 의리 때문이라고 해도, 아무리 지는 데 이골이 났다고 해도 꼴찌 팀을 응원하는 게 정말 행복할까. 이영준씨가 말했다. “물론 매일 이기면 더 좋을 것이다. 그래도 우린 행복하다. 단언컨대 다른 팀보다 우리 팀 팬들의 행복지수가 높다. 가난한 나라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것처럼.”

@+중앙일보사측 및 박소영 기자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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