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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돌의 도시, 영원의 도시 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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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58 정병국 이름으로 검색 댓글 0건 조회 3,458회 작성일 2004-10-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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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피렌체대에서 로마사와 라틴 비문학을 전공하면서 체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서술한 동문 58회 신상화의 멋 진 책, "물의 도시, 돌의 도시, 영원의 도시 로마"에 대한 기자의 좋은 평전이 있어 올립니다.

로마에 대한 '허기'를 달래주는 보고서 ----- 오마이 뉴스 박후란 기자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면 아마 고대 도시는 유적만 남기고 사라질 듯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남은 것은 이름 '뿐'이고, 유적 '뿐'이어서 유명세에 비해 알고 있는 내용이 허할 때가 많다. 그중 대표적인 예로 꼽을 수 있는 도시가 바로 '로마'다.

국내 많은 수의 로마 관련 출판물에도 불구하고, 로마시의 구체적인 모습과 도시의 역사·문화·사회의 특징들을 아우르는 책은 발견하기 힘들다. 그런데다가 여행 한번 가려고 하면, 그에 맞는 도서들이 없어 난감하기까지 하다. 그런 면에서 <물의 도시, 돌의 도시, 영원의 도시 로마>(신상화 지음,청년사)는 한번쯤 '발견'되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로마사를 전공한 국내 전문가가 현장 체험을 살려 '고대 문명의 정점, 로마'의 역사와 문화, 현존하는 유적들을 당시의 사회· 문화 배경 속에서 설명하고 있다. 로마에 전방위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이 책은 내용의 충실함에 비춰봤을 때 로마에 관한 총체적인 보고서라 할 만하다.

이 책이 첫 번째로 우리들에게 던져주는 정보는 로마가 '물의 도시, 돌의 도시, 영원의 도시'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로마가 제주도처럼 그저 물 많고 돌 많은 도시일까? 물론 아니다. 이 제목은 약 2000년 동안의 로마를 상당부분 설명해줄 수 키워드다.

'물의 도시'는 로마가 수로 건설을 바탕으로 이루어낸 '물 문화'를 일컫는 것이고, '돌의 도시'는 로마의 뛰어난 건축술이 낳은 도로들과 건축물들을 일컫는 것이다. 이 두 가지 특징으로 꽃피운 도시 문화 '로마 문화'는 제국의 문화가 영원하기를 바랐던 로마인들의 꿈을 반영하고 있다. 이제 영원을 꿈꾸었던 이름 '뿐'인 로마를 벗고, 당대 로마의 모습이 생생하게 복원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로마에 대한 다각적 접근

바야흐로 한국의 대단위 문화 공간(?)인 찜질방 시대가 도래했지만 이는 로마의 목욕문화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오늘날의 사람들도 놀랄 만한 수로를 건설했던 로마는 그 당시 목욕탕에 온탕, 냉탕, 미온탕까지 있었고, 부설 체육관까지 두어 체조, 씨름, 권투, 구기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겼다고 한다. 목욕은 생활의 중심이자 사회적, 문화적 공간이었던 것이다. 거기다 분수대까지 로마시대의 산물이라고 하니, 참으로 놀라울 뿐이다.

그렇다면 건축물은? 콜로세움을 비롯한 관공서, 극장, 광장, 신전, 시장, 목욕탕, 분수 등의 뛰어난 건축물들은 기술 뿐 아니라 미적 감각까지 탁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의 쉬운 건축이야기가 풍부한 도판과 함께 눈을 즐겁게 해준다.

흔히 말해 지식인도 모르는 현장의 체험을 살린 이야기는 이 책의 또 다른 재미이다. '예수교회 앞은 바람이 많이 분다'는 농담이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어느날 악마와 바람이 함께 예수교회를 지나가다가 악마가 그곳에 잠깐 들렀다가 나오겠다고 하고서 나오지 않았는데, 바람은 계속해서 그 곳에 머물면서 악마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아픈 과거를 많이 가지고 있는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는 예수교회의 불운을 설명하는 로마인들의 방식을 보면 고대인의 모습이 꽤 친숙하게 다가온다.

그들의 친숙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스타와 그에 열광하는 열성 팬들은 근대 이후 우리들만 공유하는 문화는 아니다. 그 시절 애타는 마음에 한숨소리가 터져 나올 만큼 귀족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타들이 있었는데, 그들이 바로 검투사, 글래디에이터다. 이 책에서 검투 경기의 기원에서부터 변화, 검투사들의 출신 성분에서부터 경기 방식까지, 객관적인 정보들을 비롯해 매우 흥미로운 점들을 다루고 있다.

광장의 문화를 다시 경험하고 있는 우리에게 로마 광장의 변모 양상은 흥미롭다. 어느날 광장에서 한 젊은 귀족에게 유린당한 처녀의 억울함을 호소하던 처녀의 아버지가 딸을 죽이게 되고, 이에 온 시민들이 분노하여, 도시와 광장을 떠나버린 일이 생겼다. 결국 그 귀족을 도시에서 추방되고, 처녀의 아버지가 호민관으로 선출된다.

이렇듯 시민에게 신분투쟁의 장소이자, 열린 공간이었던 광장은 황제들에게 불편한 곳이었고, 이런 이유로 광장은 차츰 황제들의 정치 치적을 자랑하는 곳으로 변모해갔다. 이렇게 보면 21세기 한국에서 부활하는 광장 문화는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인 듯하다.

그러나 현재와 연계시켜 볼 수 있는 로마의 보편적인 특징들에도 불구하고, 로마는 여전히 단절감을 준다. 로마의 역동적인 역사는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데도 말이다. 너무도 '고전적인' 로마가 우리에게 중세 이후를 잘 알려주지 않기 때문일까?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로마시 또는 로마제국 흥망성쇠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고대 로마제국의 수도 로마, 르네상스의 중심으로 부활했던 로마, 현대에 이르러 무솔리니로 인해 그동안의 역사를 잃어버린 로마의 역사가 유적의 역사와 함께 그 윤곽을 드러낸다.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이 책이 <지중해 문화를 찾아서〉시리즈라는 점. <영원한 문화도시, 아테네>라는 책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된 이 책은 교양서이면서 동시에 지중해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독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책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진리에 의하자면, 이 책은 아마도 로마에 직접 가게 되는 이들에게 더 많은 것을 보고 체험하게 해줄 것이다.

/박후란 기자 (whorai@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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